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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호

2020. 4. 29. 14:09

경제적인 이유와 귀찮음의 이유로 한 곳에 6년간 살다가 이사를 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던 어느 날 아침 빛이 잘 안들어 오는 방. 

 

잠에서 깨었는데 갑자기 내 신세가 너무 우울했다. 

그래서 평소에 지나다니면서 봐왔던 곳  

막연히 비싸겠지 라며 겁먹고 문의 조차 안해봤던 곳. 

건물 1층 부동산으로 가서 문의 후 다른 곳은 가보지도 않고 이런 저런 사정이 있었지만 계약 하고

이 전 방 계약이 남은 한달 정도를 더 기다려 이사를 했다. 

 

이삿날. 

이전 방이랑 거리가 100미터도 안되어서 그냥 슬슬 나르려고 했다. 

전날까지 이삿짐 쌀 생각도 안하고 슬슬 하면 되것지 라고 잘 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 쏘카로 레이 한 대 빌려서 5번정도 왔다갔다 했다. 

이 전 세입자가 남겨놓은 하자들 기록 남길겸 빈 방 촬영. 

별로 없을거라 생각했던 짐은 넘쳤고 내 허리는 망가졌다. 

이삿날 당일이면 정리 끝날 줄 알았는데 중간에 허리 아퍼서 한 쪽으로 몰아 놓고 그냥 자버렸다. 

의도치 않은 액자. 

동향이라 아침이나 오전에만 해가 직접 들어온다. 

점심 이 후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면서 앞 쪽 아파트 벽면에 빛이 반사되어서 간접광이 들어와준다. 

이건 생각치 못했다. 

흰 벽지가 부담되어서 계획에 없던 타공판. 

책상 고정용 부품을 따로 파는데 벽에 딱 붙혀서 장착되는 것들은 없어서

그냥 걸쳐놓고 밑은 네오디움 자석으로 책상 다리와 붙혀놨다. 

이사를 하면서 샤오미 2세대 공기청정기를 버렸다. 

먼지가 너무 많았는데 팬을 청소하려고 알아보니 너무 복잡해서 그냥 버려버렸다. 

이사하냐고 신경쓰고 허리 아퍼서 짜증이 난 상태라 컨트롤이 안되었다. 

암튼 그러다 얼떨결에 이사 선물로 받은 청정기. 

내 인생에 저걸 맨정신에 저 돈주고 사서 써볼까 싶었지만 선물이니 나름 좋지만 필터값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그런 걱정은 몇달 뒤로 미뤄두고 그냥 쓰고 있다.

오토모드가 조금 예민 한거 같다. 

청소할때 옮기기 귀찮아서 바퀴달린 받침대까지 사야만 했다. 

작은 방이지만 혼자 지내기에는 딱 좋다. 

나름 꿈이던 창가쪽에 책상을 놓고 작업 하는 기분.

좋다. 

햇살이 좋다. 

작업하다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 차들 보며 멍때리는 기분이 좋다 

 

 

물론 올라간 월세와 늘어난 관리비는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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